저는 면허를 딴 지 햇수로 꽤 됐지만, 사실상 장롱면허였습니다. 운전대를 잡을 기회가 딱히 없었던 것도 있지만, 막연한 두려움이 더 컸습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를 보면 '내가 저 속도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대중교통이 편리해서 늘 운전은 나중으로 미루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과 여행을 가거나, 부모님 댁에 방문할 때마다 늘 남편이나 아빠에게 운전을 부탁해야 했습니다. 특히 부모님이 연세가 드시면서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할 일이 많아졌는데, 그때마다 택시를 부르거나 남편을 기다리는 것이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 내가 직접 운전해서 편하게 모시고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항상 생각했거든요.
결정적으로 친구가 얼마 전 운전연수를 받고 자신 있게 운전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친구도 저처럼 장롱면허였는데, 자신감 있게 운전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바로 운전연수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에서 초보운전연수를 검색하니 정말 많은 업체들이 보였습니다. 저는 3일 정도 짧고 굵게 집중적으로 배우고 싶었습니다. 여러 후기를 찾아보니 3일 코스도 충분히 실력을 늘릴 수 있다고 해서, 3일 9시간 코스를 중점적으로 봤습니다.
여러 업체 중 친정 아빠 차인 쏘나타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선택했습니다. 아무래도 아빠 차를 주로 몰게 될 것 같아서요. 가격은 3일 9시간에 총 30만원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 투자로 운전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면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1일차: 첫 수업 날,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오셔서 "안개 끼면 시야가 더 좁아지니 전조등은 항상 켜고, 차간 거리는 더 벌려야 해요"라고 하시면서 침착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기본적으로 시트 포지션부터 다시 잡아주셨는데, 제가 생각보다 핸들과 멀리 앉아있었더라고요. ㅋㅋ
주로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핸들 감 익히는 연습을 했습니다. 안개 때문에 시야가 안 좋아서 더 집중해야 했습니다. 선생님이 "시선을 너무 가까이 두지 말고 멀리 봐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 있어요"라고 계속 말씀해주셨는데, 처음에는 앞만 보기도 바빴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건 회전교차로 진입이었습니다. 타이밍을 잡는 게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선생님이 "회전교차로 진입 시에는 서행하고, 이미 돌고 있는 차가 우선입니다"라고 설명해주셨고, 몇 번 시도한 끝에 겨우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2일차: 둘째 날은 다행히 안개가 걷히고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오늘은 주로 좁은 골목길 운전과 마트 주차장 진입 연습을 했습니다. 좁은 골목길에서는 양쪽에 주차된 차들 때문에 너무 긴장됐습니다. "선생님, 저기 지나갈 수 있을까요?" 하고 여쭤보니 "사이드미러가 닿지 않으면 대부분 지나갈 수 있습니다. 천천히 가세요"라고 안심시켜주셨습니다.
마트 주차장 진입로가 생각보다 경사가 심하고 좁아서 어려웠습니다. 특히 곡선 구간에서는 차체가 어디까지 나오는지 가늠하기 힘들었습니다. 선생님이 "여기서는 핸들을 조금 더 일찍 꺾어야 해요"라고 구체적으로 알려주셔서 몇 번 만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주차 공간을 찾아 오르막길 주차 연습도 했습니다.
오르막길 주차는 정차 후 출발할 때 뒤로 밀릴까 봐 제일 걱정이었습니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액셀을 밟는 그 짧은 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이 "사이드브레이크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브레이크에서 발 떼자마자 바로 액셀 밟는 연습을 해봅시다"라고 지도해주셔서 반복 연습했습니다.
3일차: 마지막 날은 실전 감각을 키우는 데 주력했습니다. 아빠를 모시고 자주 가는 병원까지 가는 코스를 직접 운전했습니다. 평일 오후라 차가 많았는데, 선생님이 옆에서 계속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셨습니다. "지금 깜빡이 켜고 차선 변경 준비하세요", "앞차와의 간격 유지에 신경 쓰세요" 등의 조언이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병원 지하 주차장에서도 직접 주차를 했습니다. 좁은 공간에 후진 주차를 해야 했는데, 처음에는 또 헤맸습니다 ㅠㅠ. 선생님이 제가 헤매는 모습을 보시고 "걱정 마세요, 한 번에 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이번엔 핸들을 조금 더 일찍 꺾어볼까요?"라며 격려해주셨습니다. 덕분에 결국 성공했습니다!
3일간의 짧은 연수였지만 저는 이제 운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거의 극복했습니다. 특히 안개 낀 날이나 좁은 골목길도 이제는 크게 겁나지 않습니다. 연수 후 바로 다음 날,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병원까지 직접 운전해서 다녀왔습니다. 아빠가 제 운전 실력에 놀라시더라고요.
이제는 날씨 걱정 없이, 그리고 누구에게도 운전을 부탁하지 않고 제가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바라던 자유였습니다. 장롱면허에서 완전히 벗어난 느낌이라 너무 행복합니다.
초보운전연수 3일 코스, 30만원의 가격이 아깝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기간 안에 운전 실력을 확실히 늘려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특히 안개 낀 날이나 좁은 길 운전 같은 실제 상황에 맞는 교육을 해주신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장롱면허로 고민하시는 분들께 정말 솔직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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